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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 종교

틱낫한의 사랑법 (첫사랑은 맨 처음 사랑이 아니다)

by Jerry Jung 2021. 2. 6.

틱낫한의 사랑법 (첫사랑은 맨 처음 사랑이 아니다) 

사랑에 빠지는 것은 하나의 사건입니다. 사랑에 빠진다는 말을 생각해 보십시오. 이것은 함정에 빠지는 것과 같습니다. 그 일은 참으로 뜻밖에 일어난 사건이었어요. 무엇보다도 나는 젊었고 그 사람 또한 젊고 예뻤습니다.

책 표지에 쓰여진 문구가 꽤 흥미롭다.
"사랑에 빠진 당신을 위해 그가 사랑학 강의를 시작한다."

혹자는 이렇게 말할지도 모르겠다. 무슨 수행하는 스님이 사랑학에 대해서 말한단 말인가라고. 하지만, 이 책에서는 그가 실제로 겪었던 사랑에 대한 경험을 토대로 이야기를 하고 있다.

 

어느 사원에서 우연히 마주친 여승에게 한 눈에 반해 두근거림으로 그녀의 주변을 맴돌던 그 젊은 시절. 하지만, 세월이 지나 잠시동안의 그 마음은 이제는 중생을 향한 보리심으로 바뀌어져 있음을 깨닫게 된다.

 

이 책은 궁극적으로 청춘남녀를 위한 사랑학 교재와는 거리가 멀다. 그의 경험을 빗대어 불교의 대승경전인 금강경, 화엄경, 법화경, 유마경의 가르침과 연결시키려 하고 있다. 참고로 이 대승경전들은 일반 불자라도 이해하기에는 상당히 쉽지 않은 경전임을 말해둔다.

 

그렇다면 우리가 말하는 사랑이란 과연 무엇일까? 또한, 우리는 첫사랑에 대해 종종 얘기를 꺼내곤 한다. 그 첫사랑은 무엇이고 왜 많은 사람들이 이것에 대해 잊지 못하는 것일까?

 

우리가 흔히 말하는 청춘남녀간의 사랑은 여기서 말하는 사랑이라고 하기보다 애착이라 함이 오히려 맞겠다. 누구나 외모적 아니면 여러 조건들에 의해서 잘생긴남자, 예쁜여자를 보면 본능적으로 관심이 가지기 시작하게 되고 심지어는 한 눈에 반했다는 사람들 또한 종종 볼 수 있다. 사랑에 눈이 멀면 그야말로 갑자기 자신의 모든 것을 주고 싶을 만큼 잘해주고 싶어한다. 그러나 과연, 이러한 마음이 오랫동안 지속되기가 과연 쉬울까?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니라는 말이 있듯 지속되는 경우는 많지 않을 것 같다. 점점 더 나아가서는 이제는 상대를 자신의 소유물처럼 여기려고 할지도 모른다. 상대방의 단점도 하나 둘씩 보이게 되고... 이 때부터 애착은 시작된다. 처음의 그 마음과는 점점 달라지게 되는 것이다. 모 TV 광고 CF에도 나오지 않은가? 사랑의 유효기간은 1년 6개월. 그 때부터 사고는 시작된다고.

 

이 책에서 말하려고 하는 틱낫한 스님의 사랑법이란 불교에서 소위 말하는 자비라고 하면 적합할 듯 하다. 자비는 어느 특정인에 대한 사랑이 아니다. 모든 사람들에게 평등한 사랑을 베푸는 것이다. 물론, 이 자비는 기독교나 가톨릭에서 말하는 사랑과 같은 의미이다. 단지, 자신의 눈에 보이는 물질 또는 사람에게만 애착을 갖는다면, 그것은 진정한 사랑이 아니다.

 

이 책을 읽고 나면 이 책의 원제였던 "첫사랑은 맨 처음 사랑이 아니다"는 뜻을 어느 정도 이해할 듯 싶다.

 

덧붙여 이 책은 여러 대승경전을 틱낫한 스님의 특유의 쉬운 문체를 통해 불교를 잘 모르는 초보자들도 상당히 쉽게 접근할 수 있을 것 같다. 한가지 흥미로운 건 번역하신 분이 목사님이라는 것. 이런 오픈마인드를 가진 종교인들이 많아졌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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