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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 종교

부처님께 재를 털면 - 숭산, 스티븐 미첼

by Jerry Jung 2020. 11. 16.

부처님께 재를 털면 (숭산 스님의 가르침) - 스티븐 미첼

'선은 너의 본래 자성을 아는 것이다. 넌 스스로 '난 무엇일까?'하고 물어야 한다. 이 큰 의심을 마음 속에 간직하고 일체의 생각을 끊어 내야만 한다. 네가 이 큰 의심을 이해하게 되었을때 넌 너의 자성을 알것이다. 소크라테스는 '너 자신을 알라'고 외치면서 아테네 시를 돌아다녔다. 한 사람이 그에게 물었다. '당신은 자신을 아시오?'그는 이렇게 대답했다. '아니오, 그러나 나는 내가 모른다는 그 자체를 압니다.' 선도 마찬가지다. 바로 모르는 것, 생각하지 않는 것이다. '나는 무엇일까?' 이것이 바로 너의 자성이다.

숭산 스님이 미국에 계실 때 그의 제자가 스님의 법문 내용을 정리해서 엮은 책이다. 숭산 스님의 다른 책들과 마찬가지로 역수입 되어 번역된 책. 책을 읽다 보면 마치 숭산 스님과 직접 마주 앉아 공안 인터뷰 하는 느낌을 받는다.

 

보다시피 책 제목부터가 범상치 않다. "어느 사람이 담배를 피우며 부처님 손에 재를 털고 부처님 얼굴에 연기를 훅 불때 네가 만약 선사라면 어떻게 하겠느냐?" 과연 이 엉뚱한 공안에 대한 정답은 무엇일까?

 

개구즉착(開口卽錯). 만약 입을 열면 그것은 거짓말이 될 것이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선문답의 가르침은 언어와 말 자체를 부정한다. 우리가 만들어 놓고 약속한 언어의 체계를 부정함으로써 모든 실상은 공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노자의 도덕경을 읽어보면 이런 말이 나온다. "부를 수 있는 이름은 영원한 이름이 아니다." 불교 선종의 주된 표어인 불립문자(不立文字)라는 말과 비슷한 것 같다. 참된 가르침은 문자가 아닌 마음에서 마음으로 전해진다는 것. 사실 선불교라는 것이 인도에서 중국으로 넘어오면서 노장사상의 영향을 상당히 받은 것이 사실이니까.

 

내 생각에 선이라는 것은 결국 자유를 의미하는 것 같다. 어느 것에도 생각의 집착에서 벗어나 걸림없는 자유. 과연 이런 자유를 얻기란...

 

만일 네가 생각을 하면 네 마음, 그리고 모든 사람들의 마음이 달라진다. 만일 네가 생각을 안 하면 네 마음, 내 마음 그리고 모든 사람들의 마음은 같아진다. 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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