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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 종교

성철스님 시봉이야기 - 원택

by Jerry Jung 2020. 11. 10.

성철스님 시봉이야기 - 원택

'내가 수행자로서 평생을 살아가는 데 사람들은 내게서 자꾸 무엇을 얻으려고 하고 있다. 실은 자기 속에 영원한 생명과 무한한 능력을 갖추고 있으면서 그것을 개발하려고 노력하지 않고 내만 쳐다보고 사니 내가 중생들을 속인 꼴이다. 그러니 나를 쳐다보지 말고, 밖에서 진리를 찾지 말고 자기를 바로 보아라, 각자 스스로의 마음 속에 있는 영원한 생명과 무한한 능력을 잘 개발하라.'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다' 라는 법어로 유명하셨던 스님. 성철 큰스님을 시봉하였던 원택스님이 출가의 권유를 받고 부터 성철스님이 열반할 때까지 함께 모시면서 일어났던 일화들을 통해 성철스님을 이야기 하고 있다.

가야산 호랑이라 불리셨던 성철스님. 3천배를 하지 않으면 속세에서 그 유명하다는 그 누구도 만나지 않으셨던.. 그리고 평생을 누더기 가사장삼 하나만을 걸치시고 부처처럼 살다가 가신 분이다. 남들에게도 엄했지만, 자신에게 더욱 엄했던 큰스님. 당시 종단 분규로 인해 부처님의 진정한 가르침을 잊은채 권력다툼에만 눈이 멀었던 혼탁했던 불교계의 현실 속에 한평생 자신의 계율을 철저히 지키며 선승으로서의 보여진 수행정진이 아직까지 우리들 가슴속 깊이 남게되지 않았나 본다.

책의 내용은 어려운 불교 철학적 내용보다는 재미있는 에피소드 형식으로 되어 있어 비록 2권이지만 부담없이 읽을 수 있었다. 곳곳마다 등장하는 구하기 힘든 성철스님의 사진들과 2권에서 성철스님의 가족이야기(딸과 부인마저 출가한.. 등)에서 그의 가르침뿐만 아니라 인간 성철스님으로써의 흥미또한 더해주고 있다.

한창 불교계에서는 돈오돈수와 돈오점수에 대한 이슈를 가지고 논쟁을 벌인 적이 있었다. 지눌스님은 돈오점수를 말씀하셨지만, 성철스님은 돈오돈수를 강조하셨다. 돈오돈수란, 한 번 깨달으면 깨달음 그 자체가 궁극적인 경지이므로 더이상 깨달을 필요가 없다는 것이고, 돈오점수는 단번에 깨쳤더라도 습기가 남아 있었기에 이것 마저 제거하기 위해서는 더 수행해야 한다는 뜻이다.

끝으로 "자신을 속이지 말라"는 성철스님의 평범한 말속에 들어있는 깊은 진리를 다시 한번 가슴에 되새겨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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