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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 종교

용서 - 달라이 라마, 빅터 챈

by Jerry Jung 2020. 9. 16.

용서 - 달라이 라마, 빅터 챈

세상의 모든 존재는 우리 자신이 그렇듯 행복해지기 위해 노력한다는 사실을 떠올려 보라. 그러면 그들에 대한 자비심을 키우기가 훨씬 쉬울 것이다. 나는 행복해지는 것이야말로 삶의 목적이라고 믿는다. 세상에 태어나는 순간부터 사람은 누구나 행복을 원하고 고통을 원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무엇이 우리에게 가장 커다란 행복을 가져다 줄 것인가를 알아내는 것이 중요하다. 그것은 다름 아닌 용서와 자비다. 진정한 승리자는 적이 아닌 자기 자신의 분노와 미움을 이겨낸 사람이다. 용서의 마음을 가지고 있으면 다른 사람이 어떤 모습을 하고, 우리에게 어떤 행동을 하든 아무 상관이 없다. 진정한 자비심은 다른 사람의 고통을 볼 줄 아는 마음이다.

 

달라이 라마... TV 매스컴을 통해 여러번 접해 보았지만, 책을 통해 보게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처음 그의 모습을 보았을 때 그의 명성과는 달리 약간 엉뚱하고 장난끼 넘치는 모습은 마치 어느 국가의 영적인 지도자라는 게 믿겨지지 않을 정도로 지극히 평범했다.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그의 친구 빅터 챈과의 대화를 통해 그의 가르침 뿐만 아니라 인간미 넘치는 달라이라마의 모습을 느낄 수 있던 책이기도 하였다.

 

이 책은 티벳 불교의 영적 지도자인 달라이 라마와 중국계 캐나다 교수 빅터 챈이 30년 동안 나눈 대화를 한 권에 책으로 담았다. 1950년 중국이 티벳을 강제 점령하면서 계속되는 중국과 티벳의 정치적인 상황, 그리고 이와 비슷한 우리 내 현실속에 빗대어 세상 모든 사람들이 용서와 자비를 통해 진정한 행복을 얻을 수 있고, 여기에는 진정한 자신을 넘어서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얘기하고 있다.

 

달라이 라마를 보면 우리내 큰스님과 사뭇 다른 느낌을 받는다. 그의 얼굴에는 보호막이 존재하지 않는다. 그는 아이같은 천진난만함 순수함으로 때로는 사람들을 쿡쿡 누르거나 턱수염을 잡아당기는 장난끼가 발동하기도 한다. 한마디로 말해서 그는 나이는 많지만 함께 있으면 기분 좋은 사람이다.

 

한 예를 들자면 우리 큰스님들은 종종 근엄한 모습으로 주장자를 내리치며

"안동소주는 45도다!" 쿵쿵쿵!!!

하며 법문을 끝내곤 한다.

과연 법문을 듣던 재가불자들은 이해했을까?


문화적인 차이는 있겠지만, 어떤게 좋고 나쁜지를 떠나서 달라이 라마의 인간적인 모습에서 오히려 더 매력적일지도 모른다. 실제 티벳불교인들의 상당수가 서양불자들이다.

 

용서...

누가 무엇을 잘못하였고, 누가 누구를 용서할 것인가?

이 책에서는 공(空)과 자비를 불교의 핵심으로 보면서 진정한 행복을 위해 나와 타인을 변화시키는 실행방법으로 용서를 말한다.

 

금강경에서 "아상(我相), 인상(人相), 중생상(衆生相), 수자상(壽者相)을 버리면 보살에 이를 수 있다"는 구절이 나온다. 나와 너에 분별을 버리면 자연히 이타행과 용서하는 마음이 자연스레 생길 것이 아닌가? 결국 이것도 공과 자비로 해석될 수 있을 듯 싶다.

 

마지막으로 이 책을 보고나서 한 가지 건진 것...

오늘부터 달라이 라마처럼 두툼한 내 얼굴의 보호막을 하나씩 벗기려 한다.

그리고, 함께 있어서 기분 좋은 사람이 되고자 한다.

 


p.s : 책 중간에 단역으로 도올 김용욱 선생이 깜짝 출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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