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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 종교

선의 나침반 (숭산대선사의 가르침) - 숭산, 현각

by Jerry Jung 2020. 9. 8.

선의 나침반 (숭산대선사의 가르침) - 숭산, 현각

 

이 책의 원제는 The Compass of Zen이다. 당시 미국에서 화제가 될 정도로 서양인들에게 한국의 선불교에 큰 관심을 일으킨 책이기도 하다. 저자는 미국의 하버드 대학교에서 숭산 큰스님 법문으로 출가하게 된 현각스님. 국내에서는 만행 하바드에서 화계사까지로 인해 베스트셀러가 된 이후 숭산 큰스님에 대한 책들이 서서히 알려지기 시작하면서 이 책 또한 번역서를 통해 많이 읽혀진 걸로 알고 있다.

 

이 책의 목차를 보면 불교, 소승, 대승, 선불교로 어떻게 본다면 기본적인 불교 입문서 또는 고리타분한 불교개론서 정도로 보일지 모른다. 하지만, 이 책을 읽다보면 일반적인 교리 수준이 아닌 곳곳마다 펼쳐지는 숭산 큰스님의 가르침을 통해 재미있고 명쾌하게 참선을 통해 풀이하고 있다. 그야말로 살아있는 책이라고 말할 수 있다.

 

소승불교와 대승불교는 어떤게 좋다는 우월의 비교대상이 아니다. 흔히 소승불교는 자신의 깨달음 중심이라 대승불교만 못하다는 이도 있지만, 이는 아니다고 본다. 자신이 깨닫지 못하고 어떻게 타인에게 보살행을 베풀수 있을까? 상구보리 하화중생(上求菩提 下化衆生 : 위로는 깨달음을 구하고 아래로는 중생을 교화한다) 즉 불교를 이해하기 위해서 소승불교와 함께 대승불교, 선불교의 흐름의 맥을 집는 것이 이 책의 포인트라 하겠다.

 

선종에서는 불립문자 교외별전(不立文字 敎外別傳)이라 선에 관한 많은 책들이 있지만, 그 내용을 글이나 말로 표현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닌 것 같다. 만약, 코카콜라를 보기만 하고 마시지 않는다면, 그 맛을 알 수 없듯이 선수행을 직접해 보지 않고는 그 참맛을 알 수 없다. 그래도 이 책을 통해 어디로 가야할지 방황하는 선수행자들을 위해 방향제시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나침반 역할을 해주기에 충분한 것 같다.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 이는 서양의 유명한 철학자 데카르트의 말이다.

생각은 우리가 살아가는 데 반드시 필요한 것이다. 하지만, 우리의 삶 속에서 얼마나 생각 굴레에서 얽매이고 살아가고 있지 않나 한 번 반문해 본다.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어 과거의 집착을 부르고 또 미래에 대한 불안과 걱정속에서... 아마도 수많은 지식보다는 찰나찰나 지혜의 중요성을 강조한 듯 싶기도 하다.

 

세계 4대 생불이셨던 숭산스님. 그의 작은 체구로 한국의 선불교를 알리기 위해 수십년간 세계를 누비시면서 그의 가르침이 문자를 통해 조금이나마 엿볼수 있는 기회가 되지 않을까 싶다. 선불교가 무엇인지 알고 싶은 사람 그리고, 기존에 불교에 기본지식이 있던 사람이라도 꼭 읽어 보기를 권한다.

 

"오직 모를 뿐으로 정진하라!"는 숭산스님의 말씀이 귓가에 맴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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